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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by 대담한도약 2021.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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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이시연 옮김


파렴치한 범죄자는 승리하지 못한 실패자인가.
16세기의 금서, 21세기의 필독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우연히 친형이 사온 이 책은 사실 인문학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씩은 귓등으로라도 접해보았을 것이다. 사실 이 책이 그렇게 쉬운 책이라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군주론」은 니콜로 마키아벨리라는 작자가 이탈리아를 통일시킬 위대한 리더가 되길 바라며 로렌초 데 메디치라는 젊은 군주에게 바친 책이다. 군주의 덕목과 필요한 자질을 설명하며 쓰인 예시들이 죄다 당시까지의 역사를 들어 설명하였기 때문에 과거 유럽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지러울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같은 경우엔 그런 자잘한 인물들은 크게 개의치 않고 읽어나갔다보니 오히려 빨리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같은 인물이 여러번 언급되기 때문에 읽을 수록 나중에는 얼추 받아들일 정도는 가능했다.

읽고 나서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며 장점이라고 느꼈던 점은 허풍이나 치장이 없었다는 점이다. 가령 필자가 좋아하는 공자의 「논어」라던가 유명한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예시로 들어 설명하자면 대부분의 이러한 인문학 혹은 자기계발서 같은 경우에는 언제나 옳은 일을 권장한다. 필자는 「논어」같은 경우엔 종교서적과 비등할 수준만큼이나 그 내용이 도덕적이고 나아가 신앙적이라고 느꼈다. 굉장히 올곧다는 점이다. 어떠한 점에선 「카네기 인간관계론」 또한 그러하다. 자기계발서들을 읽다보면 세세하게는 그러한 이유가 나오고 포괄적으로 묶어낸다면 그 안에는 어떠한 규칙이라던지 세상 섭리가 읽혀지는 것만 같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가 무언가 핵심적인 요소를 숨기고 있는 것만 같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군주론」은 다르다. 어쩌면 「군주론」이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16세기에 이 책은 교황에 의해서 금서로 지정된다. 이 책이 악마의 책이라고 불려진 이유는 바로 마키아벨리즘이라고 불리는 마키아벨리 그의 확고한 가치관때문이다.


마키아벨리즘(Machiavellism)

목적을 위하여 수단을 가리지 않는 것

마키아벨리즘

마키아벨리 저서 군주론에서 유래되었으며 목적을 위하여 수단을 가리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는 일체의 도덕 ·종교에서 독립된 존재이므로 일정한 정치목적을 위한 수단이 도덕 ·종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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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군주론」이야 말로 가장 정직하고 직관적인 자기계발서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은 「논어」같은 도덕적인 책과는 거리가 꽤나 멀다. 논어에서는 인, 의, 예, 지 같은 성인군자의 덕목을 가르쳐 준다. 솔직히 말하자면 「논어」에 적혀있는 그런 덕목들은 구태어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 사실 우리는 도덕적인 삶은 어떻게 살아야하는 것인지 알고 있다. 다만 그 길은 땀나는 고된 길이기에 자꾸 자기합리화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군주론」이 말하는 마키아벨리즘은 다르다. 이것은 선천적으로 뛰어난 자가 아니라면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이치이다. 누군가가 말해주더라도 결코 스스로가 이해하지 못한다면 도달할 수 없는 비급이라고 말하고 싶다. 「카네기 인간관계론」이니 「논어」니 그 밖에 잡다하고 수두룩한 자기계발서들을 필자는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권장하고 추천할 수 있다. 그러나 「군주론」은 다르다. 누군지도 모르는 남에게 굳이 추천해주고 싶지 않은 비급서이다.

가장 인상깊었던 대목은 18장에서 군주가 지녀야할 성품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고대 그리스의 뛰어난 반인반신의 장수 '아킬레우스'를 모르는 자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킬레우스의 스승이 왜 반인반수인 '케이론'인가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것은 아킬레우스는 케이론에게서 인간의 방법도, 짐승의 방법도 함께 배워야했기 때문이다. 왜 군주가 짐승의 방법을 배워야하는가? 왜 군주는 사자가 되면서도 여우가 되어야하는가? 다른 책에서는 결코 리더에게, 사람에게 짐승의 방법을 권유하지도 교활한 여우가 되라고도 하지 않는다. 짐승이니 여우니 언급하며 권장하는 마키아벨리즘은 오로지 「군주론」밖에 없다. 이 비급을 배울 수 있는데 그 누가 궁금해하지 않으랴

왜 자기계발서에선 짐승과 여우가 되라고 하지 않을까? 왜일까? 한번은 이 고민을 골몰히 생각해본 적이 있다. 가령 역대 대통령들이나 성공한 기업가들을 되돌아보면 속된 말로 털어서 먼지 하나 나오지 않는 자가 없었다. 그토록 대단한 사람들이 먼지 묻지 않는 법을 몰랐을까? 아니다. 그런데도 왜 먼지를 묻혀야만 했는가? 왜 먼지가 묻었음에도 그 자리까지 갈 수 있었는가? 를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그러나 「군주론」은 다르다. 정직하게 말해준다. 마키아벨리는 돈벌이니 체면이니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로지 위대한 군주를 만드는데에만 골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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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책을 쉽게 읽어내는데에 추천하는 독서법

독서전문가도 아니니 참고만 하면 좋겠다. 우선 책에 나오는 내용을 모두 비유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군주도 아니고 전제국가나 군주국에 살아가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위대한 리더가 되려는 목적은 일치하니 그것을 유념한다면 자신이 군주라고 생각하여야 한다.

둘째로 그렇다면 적대국이니 동맹국이니 중립국, 군대 등은 자신이 지향하는 바에 맞추어서 자신의 상황에 고려하여 그것들 또한 하나의 비유라고 생각하여야 한다. 가령 필자에게 백성이나 군대가 있을리가 없다. 하지만 친구나 동료, 여러 지인들이 있다. 그들이 나의 군대이자 동맹국이거나 적대국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떨까? 「군주론」을 일상에 적용하기는 그다지 무리가 아닐 것이다.

셋째로 위에서 말했다시피 교황국이니 루이12세니 하는 인물이나 역사 같은 건 무시해도 상관없다. 이해하지 못하겠다면 빠르게 속독하면 된다. 로렌초가 이해하기 쉬워라고 들어놓은 예신데 21세기의 우리에게 그런 예시가 도움이 될 리가 없다. 무시하고 배우고 싶은 것만 집중해서 습득하면 된다.

파렴치한 범죄자는 승리하지 못한 실패자인가.



마키아벨리즘에 따르면 범죄자는 범죄를 저질렀기에 잘못한 것이 아니다. 범죄를 잘못된 방법과 목적으로 저질렀기 때문에 잘못한 것이다. 마키아벨리즘은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것이다. 고지식하고 미련한 자는 리더가 될 수 없다. 계속 고집하다가 결국 잡아먹힐 뿐이다.

왜 공자는 그토록 뛰어난 성품과 체격, 완력, 전술을 지녔음에도 유랑자 신세를 면치 못했을까? 라는 고민을 스치듯 해본 적이 있다. 공자는 말한다. 하늘만이 자신을 헤아려준다고, 다시 말해 정치할 운명이 아니란 것이다. 분명 이 책에도 군주가 되는 기본 전제에 능력과 행운, 이 두가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공자는 운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비단 그것만일까? 군주론에 따르면 공자에겐 짐승의 법도, 여우의 교활함도 없다. 너무 올곧은 것이다.

아마 마키아벨리즘을 잘못 이해한다면 충분히 이 책의 사상에 관해서 오해할만하다. 하지만 이 책에는 마키아벨리즘이 명확히 악행으로 권력을 잡은 자를 비난하고 있다. 악행으로 권력은 얻을 수 있되 명예는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의 방법만으로 뛰어난 국가를 유지한 자도 언급하니 마키아벨리즘을 오해한다면 단지 딱 그정도만 이해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마키아벨리가 짐승과 여우를 언급하는 이유는 오로지 하나다. 군주가 정치하는데에 있어서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게 가져가기 위해서이다. 정직함만이, 선만이 방법은 아니기 때문이다. 때론은 드물지만 악도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역사와 문헌과 경험이 말해주지 않는가. 파렴치한 범죄자는 승리하지 못한 실패자가 맞다고도 아니다고도 할 수 있다. 범죄자가 소인인지 대인인지에 따라 그 동기에 대한 평판이 달라질 것이다.

만약 이색적이고도 충분히 와닿을만한 독특하고도 확실한 자기계발서를 찾고 있다면 「군주론」을 추천한다. 진정한 명저는 두번 읽어도 그 감동과 교훈이 똑같이 와닿는 책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군주론」은 충분히 차고 넘칠만큼이나 뛰어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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