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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콜 미 바이 유어 네임>-루카 구아다니노

by 대담한도약 2021.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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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미 바이 유어 네임(2018)

(해당 영화는 퀴어 영화로,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강할 수 있으니 참고하여주시기 바랍니다.)

Call me by your name, '네 이름으로 나를 불러줘' 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이탈리아의 가족 별장으로 휴양을 온 앨리오의 가족에게 올리버라는 아버지의 보조 연구원이 찾아오며 벌어지는 퀴어 로맨스 영화이다.

쨍쨍하게 내리쬐는 날씨와 물놀이와 휴양을 평화롭게 즐기는 앨리오네 일상을 정말 싱그럽게 담아내었다. 또한 그들의 휴양라이프스타일이 워낙 유럽스러워서 그 싱그러움에서 여유로움 또한 묻어나 참으로 깨끗한 느낌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여유롭다는거다. 이탈리아의 여름 휴양을 비춰줄 때도, 앨리오와 올리버의 사랑을 보여줄 때에도 감독은 꽤나 늘슨하게 템포를 끌고 나간다. 이 영화 템포가 여유롭다고 표현한 것은 가령 작품에서 비춰지는 휴양스타일과도 같다. 쨍쨍한 땡볕에서 한가로이 태닝을 즐기기도 하고, 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즐기기도 한다. 무언가에 구속되지 않고 온전히 휴양에 집중한다. 작품 속 인물들은 휴양을 즐기고, 관객은 그들의 내적 변화를 관찰하는 것을 즐긴다. 관객은 온전히 관찰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무언가 따라가야 한다는 사건이란게 없기 때문이다. 플롯을 여유롭고 긴장감이 적다. 그래서 온전한 관찰을 가능케 한다. 누군가는 이것이 지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템포에서 그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순전히 감독의 역할이다. 그렇다면 그 완급조절이 잘되었는가? 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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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주의)



 이 영화는 앨리오와 올리버의 감정변화와 관계발전을 정말 설득력있게 가져가기 위해서 이탈리아에서의 하루하루를 사소한 것 하나까지 모두 가져갔다. 이를 통해 관객은 그들에게 가까운 지인과 같은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러한 전략에서 취약한 집중력이라는 부분을 스킨십과 다양한 취미생활, 이탈리아의 전경을 통해 가져갔다고 생각한다.

 작 중 앨리오나 올리버나 둘 다 양성애자로 설정되어 있는데, 이들은 본래 서로를 만나기 전까진 여성과 관계하고 연애하는 이성애자로 둔갑하고 살아왔다. 앨리오가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으로는 여사친과도 관계를 하고, 올리버와도 관계를 하는 장면을 통해 알 수 있는데, 이 두 대상간의 차이는 앨리오가 선택한 장소와 시간대가 있다.

 가령 여사친의 경우에는 아무도 들어오질 않는 은밀한 폐가와도 같은 공간에서 이뤄졌다. 그곳은 먼지가 많고 빛 또한 얼마없는 그런 곳이었다. 이 때는 낮이었다

 반대로 올리버와 관계를 할 때에는 그보다 대담하게도 별장 안에 있는 그들의 안방에서 이루어졌다. 더욱이 편안하고 안정된 공간을 선택한 것이다. 이 때는 밤이었다.

 장소로 보았을 때 앨리오는 여자와의 관계를 상대적으로 부끄럽고 숨겨야할 것으로 여기며 남자와 관계하는 것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대담하고 당당히 여기는 것으로 알 수 있다.

 하지만 이것과 상반되게 사회적 이미지는 그러지 못하다. 여사친과 관계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식모의 존재를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는데, 올리버와 관계를 하는 것에 있어서는 들킬까봐 매사에 조심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내적으론 자신이 양성애자인 것을 당당히 여기나 사회적으로 비추어지는 자신의 외적인 모습은 평범한 이성애자이기를 바란 것이다.

 이것은 대부분의 양성애자가 겪는 모순이면서도 괴로움이라고들 한다. 작품이 끝으로 다다를 수록 앨리오는 자신의 정체성을 더욱 명확히하게 된다. 끝 부분에서 여사친과는 평생 친구로 지내자는 장면을 통해 그것이 투영된다. 앨리오는 이러한 자신의 모순과 괴로움을 어떻게 극복하였을까? 바로 부모님을 통해서이다. 부모는 자신을 낳아준 존재이자 인간의 정체성과도 같다.

 앨리오의 아버지는 그런 앨리오의 성향을 크게 존중해주었다. 앨리오는 처음엔 아버지에게도 자신의 성향을 숨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버지의 포용적인 모습을 보며 두려움을 거두고는 차츰 자신의 본심을 드러내어준다.

 



로맨스의 결말은 어떠해야 하는가??



사랑을 쟁취하고 연애를 하는 것은 모든 로맨스의 결승선와도 같은 것이다. 이것으로 결말이 끝이 날 수도 있겠다만 몇몇 영화들은 다른 결말을 추구한다.

 가령 셀린 시아마 감독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결말과 유사해보인다. 서로 작별하고 거리있게 지내지만 그들은 저 먼치서 서로를 그리워한다. 그것은 쌍방된 것이다. 그러나 온전히 그들의 삶을 유지해 나간다.

 사랑에 있어서 이별은 무엇이 될까? 그것은 아마 필시 더 깊은 아픔이라는 것일지 모른다.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더 깊은 아픔을 인내할 각오가 되어야만 할 수 있다.


 앨리오는 17세의 어린 나이를 소유하고 있다. 그는 겨울이 되어 올리버의 결혼소식을 듣는다. 그들은 여전히 서로를 기억하고 앨리오를 올리버로, 올리버를 앨리오로 부른다. 그럼에도 이별할 수 밖에 없었다.

 화로 앞에서 울고 또 우는 앨리오는 여름의 뜨거운 사랑을 하고 겨울에 진정한 이별을 맛보았다. 앨리오는 아마 봄이 되면 필시 다시끔 싹이 틀 것이다. 그리고 여름이 된다면 또다시 뜨겁게 사랑할지 모르겠다. 계절이란 그러한 것이기 때문이다.

 

▶소감


- 퀴어 영화 또한 결국 로맨스에 불과하다. 다만 사회의 통상적 관념을 어떻게 마주하냐, 자신의 성 정체성을 어떻게 확립하냐라는 주제를 잘 담아내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한줄평으로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뜨거운 여름, 차분한 겨울, 그렇게 성장한다.

 

 

 

 

 


별점 : ★★★★☆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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