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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le thought

4D 영화에 관해서 ...

by 대담한도약 2021.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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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영화를 보는 이유는 뭘까? 바로 간접 체험을 하기 위해서이다. 영화는 종이에 쓰여진 글자들보다 훨씬 감각을 많이 사용한다. 우리는 글을 통해 상상을 한다. 장면을 상상하고 냄새를 상상하고, 촉감을 상상하고 소리를 상상한다. 독서라는 인지활동을 통해 상상하여 세계를 구축해낸다. 영화보다 소모하는 에너지는 많지만 더욱 무궁무진하고 자유로우며 주체적이다. 그것이 강제력을 동반하나 말이다.

 

 그에 반해 영상물들은 조금 더 수동적이다. 의지를 보여주노라면 제공된 장면과 소리를 곧장 받아들일 수 있다. 이것엔 상상력이 소모되지 않는다. 시각과 청각을 보장받는 영화는 책이라는 매체와는 달리 스크린과 스피커를 통해 공통된 체험을 하기 때문에 공감과 소통에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것은 이번 생각에 말하고자 하는 것과는 조금 엇나가므로 영상, 영화가 제공하는 감각에 대해서 조금 더 적고자 한다. 영화는 문화를 수용하고자 하는는 주체들이 더 많은 감각을 수용하고자 발달되었다.

 

1. 그림에서 만족하지 못하여 영상을 만들었고 최초의 영화 <기차의 도착>가 만들어졌다.

2. 무성영화에서 소리를 원하여 과거 영화관에선 장면을 설명해주는 성우가 존재했었다.

3. 기술이 발전하여 영상엔 소리가 가미되었고

4. 후에 카메라의 발전으로 흑백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5. 그 후 3D 안경이 생기고 4D 영화관이 생겨난 것이 바로 지금이다.

6. 3D는 안경을 끼는 불편함과 다소 멀미감을 느낄 수 있어서 그런지 요즘은 도통 상영하지 않는다. 애초에 3D를 위해선 따로 전용 촬영을 추가로 진행하여야 하니 수익성으로 보았을 때 재미를 못봤을 것으로 생각된다.

7. 시각 청각을 초월하여 촉각 또한 느끼고 싶어 탄생한 4D는 그에 반해 제작이 간단하다. 극장에 4D상영관만 있다면 극장에서 영상물에 맞춰 시스템을 설정하면 되기 때문에 비용이 압도적으로 적게 들었을 것이다. 문제는 이 촉각에 있다.

 

우리는 앞에서 말했다시피 간접체험을 위해서 영화를 상영한다. 이 간접'체험'은 주로 메인 인물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진다. 흔히 주인공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지기 태반이고, 그것이 개인이 아닌 집단일 경우도 다분하다. 우리는 이들에게 집중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4D는 어떠한가? 관객이 집중하고 싶어하는 인물들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4D는 양산형이라 그들의 입맛에 맞추어 촉각을 제공하지 않는다. 단지 영상 속에서 무언가 기울어지면 좌석도 기울어지고 물을 만나는 인물이 누군지 상관없이 물을 분사한다. 그렇기에 오히려 영상을 관람하는 관객의 집중이 깨질 수도 있고, 아예 의미없게 될 수가 있다. 영화 <1917>과 같은 특수한 촬영기법과 연출을 사용한 제작물이 아니라면 아마 4D로 집중력의 고무를 느끼기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이것도 영화보는 방법이 개인마다 다 다른지라 누군가는 4D를 좋아할지 모른다.

 

이번엔 간접체험에서 앞의 단어를 강조해보려고 한다. 영화는 '간접'험을 위해 만들어졌다. 4D를 보기 원하더라도 주인공이 뺨에 맞았다고 자신도 뺨을 맞고 싶어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주인공이 토할 것 같은 고통을 느끼고 피를 쏟아내는 아픔을 느꼈다고 그것을 느끼고 싶어하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우리는 간접적인 것을 원한다. 진정한 4D는 이뤄질 수 없다. 이것이 4D의 한계이다. 기술적 결함이 아닌 소비자의 니즈가 만들어낸 한계인 것이다.

 

최근 VR기술의 발전이 나날이 이뤄지고 있다. 완전한 3D는 어쩌면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완전한 4D는 제 아무리 가능할지라도 그것이 구현된다고 한들 많은 영상물에서 이뤄지기엔 힘들 것이다. 예술에 한계가 주어지면 금방 식어버리기 마련이다. 그냥 최근에 영화관 알바를 하며 4D상영관을 들어가보고 느낀 점을 나열해봤다. 오락실에 있던 4D기계들이 생각났다. 그것들이 왜 그렇게 유행했었을까? 그것은 영상물들이 완벽하게 1인칭 시점에 맞추어졌기 때문이다. 

 

영화가 발전해야할 방향이 적어도 4D는 아니다. 아이러니하다. 4D가 생겨나고 그에 따른 영화의 니즈가 많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어느 정도는 빗나갔을지 모른다. 우리는 주인공의 체험에 집중하고 싶어하며, 또한 그것이 간접적이여야하기 때문이다. 영화관의 관객들은 뭔가 참 아이러니하게 이기적이다. 체험은 해야겠고 생생하게 느끼고는 싶은데, 그것이 지극히 간접적이기만을 원한다니 뭔..... 참 재밌다고 생각됐다. 4D는 분명 발전할 것이다. 이것은 소비자의 흥미를 자극하며 생산비용은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비자의 원초적인 니즈가 그것의 발전을 언젠간 저지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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